[칼럼] 텔레워크 확산과 디지털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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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텔레워크 확산과 디지털 불평등

김종진 0 1,193 01.29 15:23

* 이 글은 필자의 경향신문 연재 칼럼 <세상읽기>(2022.1.28.)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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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워크 확산과 디지털 불평등

-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코로나19로 급속히 확대된 재택·원격근무는 더 확산될까. 아니면 다시 이전으로 회귀할까. 국제노동기구(ILO)는 재택·원격근무 비율이 전 세계 고용의 약 7.9%로 추정하고 있다. 유럽연합 28개국은 17%였는데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전체 노동자의 약 5.6%로 추정된다. 통계청 조사 결과 2015586000(0.3%)이었으나, 20211188000(5.4%)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사실 원격근무(telework)멀리서(tele)’ ‘일한다(work)’는 의미다. 1973년 미국에서 나온 신조어인데 지금은 일상화되어 가고 있다.

 

21세기 재택원격근무는 기술발전과 맞물려 다양한 형태로 진화 중이다. 전화나 팩스로 일하던 제1세대 홈오피스시대(1980~1990년대)와 집 이외의 공간에서 일하던 제2세대 모바일 오피스시대(1990~2000년대)를 지나 제3세대 버추얼 오피스시대(2010~현재)를 경험하고 있다. ‘언제, 어디에서나’ ICT 및 모바일을 통해 일한다는 텔레워크활용은 그 파장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텔레워크 활용은 전문직이나 사무관리직 혹은 특정 산업과 직업에 국한된 근무형태다. 시공간 활용의 효율성과 자율성이 강조되나 일과 삶의 경계가 모호한 문제가 있다.

 

직장 생활의 과잉화로 표현되듯 항상 연결된 삶이 문제다. e메일이나 카톡은 물론 잦은 화상 회의와 같은 디지털 알림현상으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도 퇴근 후 혹은 휴일 중 SNS 업무지시 등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실제로 지난 한 해 동안 네이버,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 웹젠 등 IT 노동자 10명 중 5(45.6%)은 휴일이나 근무시간 이외에 SNS 업무지시를 받고 있었다. 월평균 5.3(10회 이상 20.7%)나 되니 모바일 업무지시가 일상화된 것이다. 게다가 노동과정의 디지털 젠더 불평등도 확인된다. 여성(48.5%, 5.7)이 남성(43.6%, 5)에 비해 더 많은 SNS 업무 지시를 받고 있었다. 일상생활의 모든 순간에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적지 않을 것이다.

 

텔레워크는 작업 장소와 강도 및 빈도에 따라 전통적인 재택·원격근무와 전염병 상황에서의 재택·원격근무로 구분된다.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은 전 세계적으로 재택·원격근무의 필요성은 물론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확장시킨 것은 틀림없다. ICT와 결합된 텔레워크 업무는 디지털 새로운 유형의 다양한 작업까지 촉진시키고 있다.

 

그러나 일하는 방식을 둘러싼 쟁점이 적지 않다. 재택·원격근무를 통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은 어떤 것이고, 일의 시작과 끝의 기준은 어디까지인지 논의될 것이 많다. 텔레워크 단점으로 지적되는 업무강도 증가나 노동통제가 대표적이다. 사실 일의 시간은 그건 그냥 노동자가 알아서 해야 하는 시간이어야 하지만 우리에게 그와 같은 신뢰 노동시간이 가능할까.

 

결국 재택·원격근무와 같은 텔레워크는 향후 새로운 노동 규정과 감시통제 문제가 쟁점이 될 것 같다. 이미 유럽연합(텔레워크 협약, 2002), 프랑스(텔레워크 협약, 2005), 독일(모바일 협약, 2021) 등의 재택·원격 및 모바일 근무 법제도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재택·원격근무 요청 권리와 동시에 휴일이나 퇴근 후 연결되지 않을 권리는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코로나19 시기에 우리는 재택원격근무 합의서도 없이 촉박하게 진행된 상황이다. 회사의 다양한 채널과 시스템 활용부터 노트북이나 프로그램과 같은 작업 도구 제공이나 작업 공간 비용 등을 어떻게 할지 각 영역별로 논의할 것이 많다. 적절하고 효과적인 텔레워크를 위해서라도 최소 휴식시간이나 재해 발생 위험성 등 디지털 접속권과 노동권이 모색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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