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낡은 노동법 떨치고, 일하는 시민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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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낡은 노동법 떨치고, 일하는 시민법으로

김종진 0 149 2021.12.04 16:54

* 이 글은 경향신문에 월 1회 연재하고 있는 <세상읽기> 2021년 12월 3일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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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노동법 떨치고, 일하는 시민법으로

-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괜찮은 일자리와 존엄한 일자리의 차이. 지난 20년 국제노동기구(ILO)는 좋은 일자리를 위한 논의를 확장시켰다. 최저수준의 협약만이 아니라 더 나은 일자리를 위한 권고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노동시장 불평등과 격차는 더 심화되고 있다. 빈곤과 실업만이 아니라 여성과 청년은 물론 돌봄과 불안정노동자들처럼 제도 밖의 노동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특수고용(165만명), 플랫폼노동(179만명), 프리랜서(400만명)와 같은 744만명이 넘는 다양한 고용형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들 모두 근로기준법이나 사회보장의 밖에 놓인 노동자들이며, 법의 사각지대에 내팽개쳐진 존재들이다.

 

그렇다고 기존 노동자들이 모두 법제도의 보호나 권리를 보장받는 것도 아니다. 945만명이 넘는 사각지대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간접고용(80만명), 일용직(141만명), 초단시간(185만명), 5인 미만 사업장(378만명), 고령(142만명), 청소년(19만명)은 법의 예외나 권리의 부재로 제도적 차별이 용인된다. 비정규직과 불안정노동자 및 사각지대 노동자까지 1689만명이나 된다. 자본주의 이윤의 향유 앞에 부차적 권리만 보장받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 경제 전반의 시스템이 바뀔 필요가 있지 않을까. 1953년에 제정된 근로기준법은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매우 협소하게 정의한다. 이런 이유로 최근 모든 일하는 사람을 위한 법률 논의가 힘을 받고 있다. 기존 법체계는 다양한 기준을 이유로 일하는 사람을 법체계에서 배제해 왔다. 이 때문에 고용상 지위나 계약의 형태와 무관하게 일하는 시민은 기본권으로서 노동의 권리를 동일하게 부여받도록 해야 한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토대로 세워진 새로운 노동체제에서의 규칙들은 사회제도와 정책의 상상력을 엿볼 수도 있다.

 

첫째, 존엄한 노동으로 일할 권리와 쉴 권리의 전환이다. 장시간 노동이나 야간노동의 규제와 휴일휴가 확대 그리고 생애주기별 노동시간과 같은 괜찮은 노동의 보편적 권리의 확장이다. 물론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보장을 위한 최소생활노동시간보장제나 아프면 쉴 권리와 같은 상병수당 및 유급병가 등의 사회적 보호는 필수조건이다. 둘째, 불평등과 격차 및 차별이 아닌 평등으로의 전환이다. 생활임금이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만이 아니다. 노동안전과 기술변화, 평생학습, 정의로운 전환과 같은 현재와 미래의 중첩된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들이 모색되어야 한다.

 

결국 이 모든 것은 노동의 재규정과 새로운 사회계약으로 근로자노무제공자의 범위를 모든 일하는 사람으로의 확대를 의미한다. 동일한 권리의 하나로 결사의 자유와 초기업적이고 성평등한 교섭부터 디지털 노동기본권까지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이다. 산업혁명 초기부터 선언적으로 던져진 노동해방은 모든 억압과 불평등을 제거하고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있었다. 그러나 사유재산권이 우위인 현실에서 규제와 조율보다는 순응에 더 익숙한 정치적 과정들만 확인했었다. 이 때문에 모든 일하는 사람을 위한 새로운 제도의 논의는 더는 미룰 수 없는 현실이다.

 

20216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ILO 총회 참가자들에게 27분의 긴 영상 메시지를 통해 노동의 작은 회칙을 제시한 바 있다. “코로나19는 이미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코로나19 종식 이후 노동의 새로운 미래를 구축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는 해결책을 찾자는 메시지는 조급한 경제 회복과 규제 완화의 파괴적 영향을 우려한 것이다.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은 권리이며, 적절하고 품격 있는 노동은 공동선으로서 일하는 시민의 권리와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변방에 내몰린 노동자들부터 여성과 돌봄노동자까지 열악한 노동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새로운 규칙을 확인할 시점은 20223월이다.

 

 

원문보기: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112030300055#csidxc12bca4ba1f38d494553d4f6c2ed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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